부엌에 서서 “아까 그 약 먹었던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약통은 생각만큼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요일별 약통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정작 궁금한 것과는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요일별 약통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이유
요일별 약통이 답해 주는 질문은 단 하나입니다. 수요일에 뭔가 먹었는가?
하지만 실제로 궁금한 건 그게 아닙니다. 아침 약을 먹었나, 아니면 그건 어제였나?
하루에 한 칸으로는 여기에 답할 수 없습니다. 하루 2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오전 8시면 칸이 반쯤 열린 채로 취침 전까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니 열린 칸은 ‘복용함’이나 ‘아직 안 먹음’이 아니라 ‘하루의 중간’을 뜻할 뿐이고, 저녁이 되면 그 반이 어느 쪽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오전/오후로 나뉜 약통이 이 문제를 풀려고 나온 것인데, 절반쯤만 해결합니다. 대신 칸이 너무 작아 손톱 없이는 열기 어렵습니다. 한 주를 나누는 더 나은 방법이 있습니다.
해결법 1: 요일이 아니라 시간으로 나누기
약통을 두 개 쓰세요. 하나는 아침용, 하나는 저녁용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핵심입니다. 두 약통을 서로 다른 곳에 두세요. 아침 약통은 전기 주전자 옆에, 저녁 약통은 칫솔 옆에.
이제 질문이 저절로 풀립니다. 약통이 날짜가 아니라 하루의 특정 순간에 묶여 있으니, 이 약통이 하루 중 어느 쪽인지 고민하며 서 있을 일이 없습니다. 작은 칸이 두 줄로 나뉜 비싼 약통 하나보다 저렴한 약통 두 개가 낫습니다.
해결법 2: 약병 뒤집기
원래 약병에 든 약이라면 복용한 뒤 약병을 거꾸로 뒤집어 두세요.
바로 서 있으면 아직 안 먹은 것, 거꾸로 있으면 먹은 것입니다. 약을 다시 채울 때나 한 주가 시작될 때 모두 원래대로 돌려놓으면 됩니다.
돈도 시간도 들지 않고, 방 건너편에서도 보입니다.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문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벌써 먹었던가?’ 문제에 가장 좋은 요령이고, 약이 많아도 통합니다. 선반 위 약병 다섯 개가 모두 거꾸로 서 있으면 아침 약은 다 끝난 것입니다.
해결법 3: 서두르지 않는 곳에서 채우기
대부분은 조리대 앞에 선 채 급하게 약통을 채웁니다. 목요일 칸에 약 하나가 빠지는 건 바로 이런 때입니다.
TV를 켜 두고 앉아서, 이미 매주 하는 일에 붙여서 하세요. 빨래든, 장보기 주문이든, 일요일에 실제로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일요일이라서 약통 채우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원래 절대 잊지 않는 다른 일에 따라붙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해결법 4: 오늘이 아니라 내일 칸 확인하기
오늘 밤에 내일 칸을 한번 훑어보세요.
비어 있으면 안 되는 칸이 비어 있다면, 하루의 여유를 두고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아침 7시에, 아무 방법도 없이, 약국은 9시에야 문을 여는 상황에서 알게 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5초짜리 습관 하나로 급한 일이 그냥 볼일이 됩니다.
기억이 아니라 종이를 보며 약통을 채우고 싶다면 약통 플래너가 복용 중인 약 목록으로 7일 표를 만들어 인쇄해 줍니다.
약통이 할 수 없는 한 가지
이 중 어느 것도 기록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약통은 이번 주 일만 알려 줄 뿐입니다. 칸을 비우면 정보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의사나 정기 진료에서, 혹은 뭔가 잘 안 될 때 스스로 “그동안 얼마나 꾸준히 복용했지?”라는 질문을 받으면, 3주 전에 비운 칸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이든 앱이든 기록이 필요합니다. 특히 복용 기간이 짧은 약이라면 약통보다 인쇄용 복용 달력이 더 낫습니다. 날마다 날짜가 적혀 있고, 복용마다 체크 칸이 있으며, 끝나는 날이 보입니다. 두 도구는 하는 일이 다릅니다. 약통은 오늘을, 기록은 지나온 날을 맡습니다. 어느 쪽도 다른 쪽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앱이 맡는 역할
휴대폰으로 기록한다면 Doz가 기록 쪽을 맡습니다. 오늘 복용할 약을 보여 주는 ‘오늘’ 화면과, 실제로 ‘복용함’으로 표시한 기록이 있어 ‘그동안 어땠나’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복용 하나하나가 하루 단위 칸이 아니라 각각의 항목이므로 하루 2회 복용도 제대로 처리합니다.
여러 약을 한꺼번에 관리하고 있다면 그에 따른 문제가 따로 있습니다. 기억보다는 복용 시간이 겹치거나 약끼리 상호작용하는 문제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매일 겪는 ‘벌써 먹었던가’ 하는 당황스러움에는 약병 뒤집기가 무엇보다 효과적이고, 돈도 들지 않습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세요.